지안스님시모음
나로하여금. 못하나니
유프랭크지안
2017. 6. 13. 12:30
지안 스님 시 (1)
나로 하여금
나로 하여금
오 !
나로 하여금
나의 육신과 나의 영혼을
은빛 찬란한 저 빛 속에서
마음껏 물장구 치게 하소서
나로 하여금
오 !
나로 하여금
육신은 구름 타고
하늘에 오르니
황혼을 가슴 깊이 새기게 하소서
무지개 빛
마음껏 마시게 하소서.
<86년 4월 봄날 깨침의 소리>
못하나니
너무 노출되어 너무 밝음 속에 지내나
내 몸 내 것이고 내 마음 내 것인데
나대로 못하나니
이것이 세속에서 말하는 공인이라는 딱지인가
나는 그에게 이목을 끌고 싶지도 않고
늘어놓을 장미 빛 꿈도 보여 줄 것이 없으나
나는 그를 멍청하게 멍하게
그저 바라보고 만 싶은데 이것도 안 되는
소박한 작은 바램도 나는 누릴 수 없다는 것일까
아니 야
궁정 통이라는 말이 있을 진데
날 내버려두오
아..........................
내길
나의 길이여
내
가고픈 대로 날 보내 주오
내
가다가 그 언젠가는 후회하며
이 자리에 되돌아 올 꺼야
난
당신의 진실한 마음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그러니
날
이대로 보내 주오
밤에는 어두움만 보았고
낮에는 밝음만 보았기에
아.......................
난
어찌 어찌 하오리
가고픈 대로 날 내버려두오.
갈곳이 있느냐
구름아
구름아
너는 어디로 가니
잔디밭에 벌렁 누워 하늘을 보니
새털구름 뭉게구름 무리를 지어
햇님 얼굴 스치며 쉴새 없이 지나는
구름아
구름아
갈곳이 있느냐
너희들을 오라는 곳이 있느냐
그저
무작정 가는데 까지 가고 있겠지
나도 너를 벗하여
마음 싣고 떠나 볼까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