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안스님시모음

그리움이란. 세월을 묻고. 꿈속에

유프랭크지안 2017. 6. 17. 22:42

지안스님 시19

그리움이란

그리워할수록

보고 싶어 할수록

그리움

보고 싶음을

가지려 할수록 멀어지는 느낌

소유가 아닌

빈 마음인 걸 알지만

어디 그게

그렇게 쉬운 건가

누가 울리니

말 해봐

누가 당신을 울리니?

화사한 당신의 미소를 앗아간

그 무엇인가에

그토록 자신이 없나

누가 당신을 울리니?

따져 보고 짚고 넘어가

과거에게

세상에게

삶에게

운명에게

어쩌면 당신의 그 눈물이

잘 된 일인지도 몰라

옛말에 새 술은 새 푸대에라는 말처럼

알런지 몰라

당신은

알는지 모를는지

내게 당신이 얼마나 소중한지

당신은 정말

알는지 모를는지

내가 당신에게 얼마나 소중한

사람이 되고 싶은지를

당신은

믿든지 말든지

나는 당신을 결코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란 걸

세월을 묻고

참으로 긴 세월이었다.

세월 속에 많은 아픔의 시간들

나 홀로 애태웠던

허탈한 기억들을 이젠 지워야지

메마른 가슴 한 구석에 주저앉은

어설픈 기대도 말아야지

이젠

나에게 남아 있는 것은 희미한 미래에서

어느 날 갑자기

내 어두운 시간을 돌려놓은

행복의 빛을 찾아

더 이상 잃을 것도 없는

빈 가슴에 밝은 빛 가득 담아야겠네

꿈속에

전화기에 촉각을 세워

이제나 저제나 벨이 울릴까?

시계 한 번 쳐다보고

전화기 한 번 쳐다 보며

한 시간이 지나고

넓은 가슴이 조여들고

맥박이 빨라지며

시계 초침에 맞추어 숨이 빨라지니

전화기에 쏟는 마음 더욱 깊어져

무엇이 나를 이렇게 불안케 할까?

겨울 눈 길

높은 산길을 자식 아내만 달랑 보낸

아비의 심정 두 시간이 지나서

따르릉?

여보세요?

나예요 지금 막 도착 했다오

사지가 느른해 진다

긴장이 풀렸나 보다.

당신 고생 많았지

눈길에 삼십 사십 오다가 팔십 백으로 왔다오

그려 참 장하네

나 스노우타이어 끼워야 할까 봐

그려 토요일 날 하지

깨고 보니 꿈이로소이다.

길고도 짧은 대화

당신 사내 복이 없나 봐

나 울리려고 그래

당신 날 어디에 비교하지마

같은 점이 많은걸 뭐

무제

그리움이 대체 무언지

그렇게도 보고 싶은지

그 고통 또 얼만 큼인지

혹시 아느냐고 물으면

어제 밤늦도록

잠을 못 이루었다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