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안스님 시19
그리움이란
그리워할수록
보고 싶어 할수록
그리움
보고 싶음을
가지려 할수록 멀어지는 느낌
소유가 아닌
빈 마음인 걸 알지만
어디 그게
그렇게 쉬운 건가
누가 울리니
말 해봐
누가 당신을 울리니?
화사한 당신의 미소를 앗아간
그 무엇인가에
그토록 자신이 없나
누가 당신을 울리니?
따져 보고 짚고 넘어가
과거에게
세상에게
삶에게
운명에게
어쩌면 당신의 그 눈물이
잘 된 일인지도 몰라
옛말에 “새 술은 새 푸대에”라는 말처럼
알런지 몰라
당신은
알는지 모를는지
내게 당신이 얼마나 소중한지
당신은 정말
알는지 모를는지
내가 당신에게 얼마나 소중한
사람이 되고 싶은지를
당신은
믿든지 말든지
나는 당신을 결코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란 걸
세월을 묻고
참으로 긴 세월이었다.
세월 속에 많은 아픔의 시간들
나 홀로 애태웠던
허탈한 기억들을 이젠 지워야지
메마른 가슴 한 구석에 주저앉은
어설픈 기대도 말아야지
이젠
나에게 남아 있는 것은 희미한 미래에서
어느 날 갑자기
내 어두운 시간을 돌려놓은
행복의 빛을 찾아
더 이상 잃을 것도 없는
빈 가슴에 밝은 빛 가득 담아야겠네
꿈속에
전화기에 촉각을 세워
이제나 저제나 벨이 울릴까?
시계 한 번 쳐다보고
전화기 한 번 쳐다 보며
한 시간이 지나고
넓은 가슴이 조여들고
맥박이 빨라지며
시계 초침에 맞추어 숨이 빨라지니
전화기에 쏟는 마음 더욱 깊어져
무엇이 나를 이렇게 불안케 할까?
겨울 눈 길
높은 산길을 자식 아내만 달랑 보낸
아비의 심정 두 시간이 지나서
“따르릉?
“여보세요?
“나예요 지금 막 도착 했다오”
사지가 느른해 진다
긴장이 풀렸나 보다.
“당신 고생 많았지”
“눈길에 삼십 사십 오다가 팔십 백으로 왔다오”
“그려 참 장하네”
“나 스노우타이어 끼워야 할까 봐”
“그려 토요일 날 하지”
깨고 보니 꿈이로소이다.
길고도 짧은 대화
당신 사내 복이 없나 봐
나 울리려고 그래
당신 날 어디에 비교하지마
같은 점이 많은걸 뭐
무제
그리움이 대체 무언지
왜
그렇게도 보고 싶은지
그 고통 또 얼만 큼인지
혹시 아느냐고 물으면
어제 밤늦도록
잠을 못 이루었다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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