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석
"나무 칠원성군"
“용주야 용주야” 내가 초등학교 시절 어느 날 아침 어머니가 나를 부르는 소리가 지금까지도 기억이 납니다.
“용주야 빨리 일어나 밖에 나와 봐라.” 마침 그 날이 일요일이라 늦잠을 자고있었습니다.
“엄마 오늘 학교에 안가요. 오늘 공일인데요.”
“빨리 나와봐라 까마귀들이 견우와 직녀 다리 놓아주느라고 모두 머리에 털이 하나도 없이 빠졌구나.”
“네 까마귀가 머리로 다리를 놓아요.” 벌떡 일어나 밖에 나가보니 어머니 말씀은 거짓이었 습니다.
어머니의 말씀이 오늘이 칠월칠석 날로 매년 이날은 하늘에 은하수를 사이에 두고 헤어져있는 견우와 직녀가 만나는데 그들이 만나도록 오작교를 놓는다는 것입니다.
이 오작교는 까마귀와 까마귀들이 머리와 몸을 맞대어 이어지는 다리라고 합니다.
어린 나는 어머니의 말씀을 믿었으며 성년이 된 후부터 칠월칠석의 의미와 우리에게 주는 조상님 들의 가르침을 알게 되었습니다.
음력 7월7일
우리는 칠석이라 부르고 칠석날하면 견우와 직녀 그리고 오작교가 생각납니다.
견우와 직녀는 서로 너무나 사랑했습니다.
이 사랑하는 사람들의 1년 365일 이라는 긴 날들 중에 단 하루를 만나는 것이며 그것도 까마귀들이 몸으로 만든 다리를 통해서 만나는 것입니다.
왜 그랬을까 일년 열두달 매달 하루씩 만나면 안될까.
우리 인생 살이에는 많은 시간들이 닦아오고 지나갑니다.
하루 24시간에서 잠자는 시간 약6시간을 제외한 18시간은 무엇인가 기다리는 시간입니다.
사람을 기다리고, 전화를 기다리고,
밥을 기다리고, 출근하면 퇴근시간을 기다리고,
버스를 기다리고, 애인을 기다리고,
아이들을 기다리고, 몸은 맡은바 일에 움직이면서도 무엇인가 계속 기다림의 연속인 것입니다.
멀리는 성공을 기다리고 행복을 기다립니다.
10년이면 8.760시간.
잠자는 2.190시간 외의 6.570시간을 기다림의 연속이었고 남은 시간도 기다림의 연속선상에 있는 것입니다.
견우와 직녀가 단 하루의 즐거움을 위하여 364일을 기다리는 것입니다.
그 하루의 만남도 견우와 직녀가 스스로 만나지 못하고 까마귀들의 도움을 받아서 만난 것이지요.
그렇다.
우리의 생활에 작은 기쁨과 행복도 많은 시간의 고통과 괴로움의 순간적 일시적인 결실인 것입니다.
이 기쁨과 행복도 남의 도움이 있어야 만 가능한 것입니다.
괴로움과 슬픔은 자기 스스로도 만들어 낼 수 있으나 웃음과 즐거움은 혼자서는 불가능합니다.
혼자서 외롭다 고독하다 서글프다고 생각하면 괴로워지고 눈물이 절로 나옵니다.
그러나 혼자서는 웃음도 나오지 않고 즐거워지지도 않는 것입니다.
만약 혼자서 훌쩍거리고 울고있으면 누가 보고도 슬픈 일이 있거나 마음이 괴로운가 보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만약 혼자서 허허 웃거나 히죽히죽 웃으면 보는 사람마다 정신이 이상한 사람으로 취급을 할 것입니다.
그런고로 우리의 즐겁고 행복한 것은 나 스스로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주위에서 남이 만들어 주는 것이며 괴롭고 슬픔은 나 스스로 만들어 내는 것인 것이지요.
우리가 흔히들 자기의 건강은 자기가 지켜야 한다고 합니다.
이 말은 100%로 맞는 것은 아니지요.
정확히 말하면 남들이 내 건강을 지켜 주는 것입니다.
남들이 땀흘려 농사지은 쌀과 야채를 우리는 섭취하고 , 남들이 만들어 놓은 부식을 우리는 섭취하고, 옷가지와 침구류 냉난방 기구 의약품 주거공간 모두가 내 아닌 남들의 신세를 지고 우리는 살아가는 것입니다.
우리는 돈주고 사는 것이라 고마움을 모르고 살아가고 있는 것이지요.
돌이켜 생각해 보자 .
나는 남들의 일생생활에서 필요한 것 그 무엇을 만들어 그들에게 제공했던가.
아무 것도 없다.
우리는 대자연의 환경 속에서 숨쉬고 활동합니다.
공기의 고마움, 자연의 고마움, 우리는 그 대자연에게 무엇을 해 주었던가.
아무것도 없다.
그저 자연을 파괴하고 대기 오염만 시켰을 뿐이지요.
우리는 우리의 시대뿐만이 아니라 우리의 아들과 딸들이 장래에 건강하고 훌륭하게 될 것을 기다린다.
우린 자식들에게 재산이나 물려 줄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후손들에게 재물을 물려주기 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오염되지 않은 아름다운 대자연을 물려주어야 합니다.
10년 아니, 100년이 지나도 쾌적한 환경을 그들에게 물려주어야 하는 것이지요.
자연과 이웃과 사회의 고마움을 회향하려면 작은 행복을 위해서 남을 배려하고 ,나라는 개념을 버리고 우리라는 개념으로 어떤 괴로움과 갈등 번뇌 망상과 조급함을 떨쳐버리고 기다리는 여유로움이 절실히 필요한 때입니다.
사부대중 여러분!
우리모두 견우와 직녀의 교훈을 삼아 우리 정신적인 삶에 밑거름이 되었으면 합니다.
"나무칠원성군"
견우와 직녀
7월7일 칠석날.
우리 조상들은 양수인 홀수 날이 겹칠 때는 길일이라 하여 그냥 넘어가지를 않고 꼭 그 날을 기리는 의식인 민속놀이를 즐기면서 그 날이 가지는 의미를 되새기곤 하였습니다.
1월1일이 그렇고, 지금은 시들해져버린 3월3일인 삼짇날, 강릉단오제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면서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5월5일인 단오날, 그리고 7월 7일인 칠석날입니다.
칠월칠석은 삼짇날과 같이 별로 큰 의미를 두지 않는 날인 것처럼 지내고 있지만, 사실 삼짇날이나 칠월칠석날은 다른 날보다 더욱 민족의 정체성이 담겨있는 의미가 깊은 중요한 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칠석날이 되면 민족의 정체성이 살아있는 의식이나 민속놀이는 사라지고 오직 절에 가서 개인의 기복만을 기원하는 불공을 드리는 날로 되어버렸으니 안타깝기만 합니다.
사실 칠월칠석날은 불교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날입니다.
칠석날은 견우와 직녀가 일 년에 한번 은하수를 건너 만나는 뜻 깊은 날로 바로 직녀성의 날이기도 합니다.
설화에는 인류의 조상이라고 일컫는 나반이 아만을 만나기 위하여 하늘의 강, 즉 은하수를 건너는 날이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또, 하늘의 은하수는 천해(天海)라고도 하였으며, 이것이 지금의 북해(北海)]라고 합니다.
또한 천도(天道) 즉 하늘의 도는 북극에서 일어나기에(天一)의 물이 나온다하여 이를 북극수라 하며 북극은 수정자(水精子)가 기거하는 곳이라고 합니다.
하늘에서 수정은 남방주작 칠 수에 속한 첫 별자리인 정수(精宿)를 말하며 정수는 우물 정(井)자 모양의 별자리며 흔히 동쪽 우물이란 뜻으로 동정(東井)이라고 하였고, 남자들의 첫 경험에서 얻어지는 사정을 동정이란 말도 여기서 비롯되었다고 합니다.
여기서 보면 천일의 물, 즉 천일 생수와 수정자 등 물과 관련된 말이 많이 나오는데 이것은 물이 바로 생명의 근본으로 생명은 생산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여성의 자궁은 새 생명을 잉태하는 곳으로 모두 물로 채워져 있습니다.
그래서 칠석날은 여성들의 날로 칠석제는 여성들이 제관이 되어 지냅니다.
또한 여성들이 우물을 청소하고 고사를 지내기도 했습니다.
또한 칠석제의 제물도 남성의 성기를 나타내는 오이, 가지, 호박, 당근 등을 바치기도 합니다.
즉, 하늘에서 음양의 교접이 일어나는 날이 바로 칠석날이라는 것입니다.
칠석날에 하늘에서 음양의 교접이 이루어져야 땅에서 자라는 모든 식물도 열매를 맺고 맛이 든다는 것으로 칠석날이 지나야 땅에서 자라는 농작물들이 즉, 벼가 이삭을 맺고, 모든 과일은 맛이 들어 그 과일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맛을 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양의 기운이 극에 달한 5월5일 단오와 달리 칠석날은 양과 음의 기운이 일 년 중 같은 시기이며 임금의 용상 뒤편에 잡고 있는 일월오악도(日月五嶽圖)는 임금의 위상을 나타내는 그림도 되지만, 바로 칠석날 해와 달이 동시에 떠있는 형상을 나타낸 그림입니다.
즉, 양과 음의 기운이 똑같다는 의미와 밤낮으로 돌보라는 의미를 나타내는 해와 달, 그리고 그 아래 그려진 오악은 바로 조선의 팔도강산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즉, 이 그림은 임금이 나라를 다스릴 때 음양의 기운이 똑같듯 불편 부당함이 없이 공평하게 밤과 낮을 가리지 말고 백성들이 편안할 수 있도록 나라를 다스리라는 교훈이 담긴 것으로, 임금이 항상 볼 수 있는 곳에 위치한 것인데, 모르고 칠석날을 아무 생각 없이 지내는 요즘 사람들은 이 일월오악도가 가지고 있는 진정한 의미를 알 수 없을 것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견우, 직녀 전설은 중국의 우왕(BC2311)때 생겨 난 신화로 누구나 알고 있는 애절한 사랑의 이야기인데 사랑이 얼마나 애절하고 아름다웠던지 별자리에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직녀를 의미하는 직녀성인 녀수(女宿)위에 패과(敗瓜)라는 깨진 바가지란 뜻이 담긴 별이 있습니다.
직녀는 견우를 만나려고 그 깨진 바가지로 은하수 물을 퍼내려고 하였으나 깨진 바가지론 그 많은 은하수 물을 다 퍼 낼 수 가 없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직녀는 점대(漸臺)라는 정자 모양의 별자리에 올라 견우를 그리워하면서 사랑의 정표를 자기가 짜고 있던 베틀 북을 견우에게 던졌는데 그것이 포과(匏瓜)라는 별자리가 되었다고 합니다.
견우 또한 직녀가 그리워 논밭을 갈 때 끌던 소의 코뚜레를 던졌다고 하는데, 그 별이 필수(畢宿)라는 별자리가 되었고, 다시 직녀가 견우에게 자기의 아름다운 머리를 빗던 빗을 던졌는데 이 별이 바로 기수[箕宿]라는 별이 되었다는 전설도 있습니다.
이러한 전설에 걸맞게 칠석날은 바로 연인들의 날이기도 합니다.
헤어진 연인을 다시 만나고,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연인들이 다시 만나는 그런 날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