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안 법문
※ 미리 똑같은 예쁜 도시락 세 개를 구하여
1. 빈 그릇,
2. 그냥 밥만 넣고,
3. 좋은 반찬과 맛있는 밥을 담아 법상에 둔다.
※ 빈 도시락 통을 들어 대중에게 묻는다.
“이것이 무엇입니까?”
대중들 “도시락입니다.”
(스님은 1번 뚜껑을 열어 보인다.)
이것은 도시락이 아닙니다. 그냥 도시락 통입니다.
도시락이란 먹을 것이 담겨있어야 합니다.
여기 두 개의 도시락이 있습니다.
하나를 열어보겠습니다.
(스님은 2 뚜껑을 열어 보인다.)
어제 먹던 식은 밥만 담겨있습니다.
(스님은 3 뚜껑을 열어 보인다.)
또 하나를 열어 보겠습니다.
맛있는 밥과 맛있는 반찬이 고루 담겨 있습니다.
여러분은 이 세 개 중에 어느 것을 택하시겠습니까?
내가 이렇게 비유해 보여주므로 대다수 대중은 각기 나름대로 오늘 점안이란 것을 알아차렸을 것입니다.
불교 용품점에 진열되어 있는 불상은 그냥 불상의 껍데기로 즉 빈 도시락과 같습니다.
밥만 딸랑 담겨있는 이 도시락은 누가 만들었는지 정성도 들어있지 않고 먹어도 영양가도 없고 계속 먹으면 영양실조로 죽습니다.
그러나 이 도시락(좋은 것)은 어머님이나 아내가 시장을 보고 씻고 다듬어 수고하여 정성 드려 만들었습니다.
보기도 좋고 영양분도 풍부하여 공부나 일하는데 에너지가 솟아나 행복해지니 더불어 가족이 평화로워 집니다.
이와 같습니다.
불자로서 기존 법당이 갖추어진 곳에서 불보살님을 친견했습니다.
즉 남이 만들어 놓은 밥상에 숱 가락 만 들고 찾아간 것과 같습니다.
오늘 여러분은 불사에 동참 시주도 하고, 점안의식에도 동참한 것은, 시장도 보고, 직접 밥짓고 반찬도 한 것과 같습니다.
점안이란 ?
형상적인 것에 복장물을 넣어 불보살님의 생기를 일으킨 것입니다.
부처님 복장에 들어간 것은 사람의 뱃속 오장육부이고, 숨을 불어넣어 준 것은 여러분의 정성 즉 여러분이 원래 지니고 있는 진여불을 이 형상의 물건에 불어넣어 불보살로서의 생명을 주신 것입니다.
나도 남들이 일으켜주신 불보살님께 예배 공양한 은혜에 보답하는 훌륭한 일을 한 날입니다.
오늘 눈을 뜬 이 부처가 이 절 주지스님 부처입니까?
아니지요.
오늘 이분의 가슴속에는 여러분의 각각의 혼이 서려있습니다.
우리 속담에 “멀리 있는 형제보다 가까운 이웃이 좋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지금은 통도사 월정사 같은 도량에 비한다면 보잘것없는 도량이지만 그들이 지난 시간같이 수백년 후에는 그 도량보다 수십배 부처님의 은혜가 깃 든 도량이 될 것입니다.
그럼 그냥 내버려두면 되겠습니까 ?.
밭에 논에 씨앗만 뿌려놓고 이제는 모르겠으니 스스로 알아서 자라라 방치하면 제대로 열매와 곡식이 달리겠습니까 ?.
김을 매고, 돌보아 가꾸어야 추수할 열매가 많을 것입니다.
이와 같습니다.
여러분의 혼이 서려있는 이 도량을 자주 찾아 여러분의 마음속에 여러분의 생각 속에 있는 잡초를 뽑고 불보살님의 법의 거름을 주셔야 합니다.
여러분이 힘들어하면 여기 계시는 부처님도 편하지 않습니다.
왜냐고요. 여기 부처님의 가슴속에 여러분이 담겨있으니 말입니다.
사부대중 여러분 !
내 말 알아들었어요.
알아들었으면 큰 소리로 “네”하고 박수...........
오늘 동참한 모든 불자님들 각각 가정에 일터로 돌아가시면 빠른 시일 내로 거룩하시고 대자대비하신 부처님께서 선물을 듬뿍 담은 상자를 택배로 보내주실 것입니다.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다같이 더불어 성불합시다.
"마하반야바라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