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안스님시모음

팥죽.무지랭이

유프랭크지안 2017. 6. 13. 12:43

지안스님 시(3)

팥 죽

잘 오셨습니다

부처님 우리 대한에

인도에만 계셨다면

동남아에 계셨다면

오늘 별미 팥죽 공양은 못 드셨을 텐데

잘 오셨습니다

미국에 건너가신 부처님

야채 마요네즈 캐찹 수프로

허구 헛날 죽과 야채 공양을 드신답니다,

저희들도 할 말 없습니다

일년

삼백육십다섯날

고사리 도라지 콩나물 흰쌀밥

진절머리나실 것입니다

잘 오셨습니다

별식이라고는 설날 떡국 동짓날 팥죽

오늘 많이 드십시오

팥죽 공양 드시고 내년 팥죽 공양 드실 때까지

참된 삶을 영위하도록 우리들 지켜 보살펴 주소서

보살들이 정성이 깃든 팥죽 오후에 한 그릇 더 드십시오

부처님

우리 대한에 잘 오셨습니다.

<동짓날 팥죽공양 드리며>  

무지랭이

이 한 몸

세상에 태어나 무엇 위해

지금껏 살았나

마음 열고서 생각도 했었네

밤낮을 찾아 헤맸건만

나는

나를 찾지 못한 무지랭이

나를 아끼고 도왔기에

내 언제

갈지 몰라도 돌아갈 그때까지

나를 찾아

너에게 후회 없이 주련다.

<1990년 어느날>

글러 먹엇시요

: 김새는 소리로학실이 갱재를 살리겠씁니다. 여러분

: 영영 글러 먹엇시오 그러니 봇다리 싸서

: 삼각산밑 청기와집 돌러 도... 

웃을 님 찾아

웃자

웃어 보자

웃고 살자

그러나

막상 웃어 보려고 하니

웃을 거리가 없구나.

그러나

웃자

즐거워도 기뻐도

반가워도 괴로워도

웃고 살자

혼자서 웃자니 그것도 그렇고

지금

나는 더불어 웃을 님을 찾네.. 

너는 가시 돋은 장미 같구나

사방으로 허둥대며

어디를 그리 분주히 쏘다니나

너는 너무도 짓궂구나

가난한 자 괴롭히고

연약한 자 병고를 주니

너는 너무 헤집고 다니지 말라

기회주의자는 꽃을 따고

진실한 자 가시에 찔릴라

제발 발목에 쇠사슬 채우지 말고

힘없는 자에게 꽃 따게 하고

교만한 자에게 가시 되어라

너와 나는 영원한 동반자인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