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안스님 시(3)
팥 죽
잘 오셨습니다
부처님 우리 대한에
인도에만 계셨다면
동남아에 계셨다면
오늘 별미 팥죽 공양은 못 드셨을 텐데
잘 오셨습니다
미국에 건너가신 부처님
야채 마요네즈 캐찹 수프로
허구 헛날 죽과 야채 공양을 드신답니다,
저희들도 할 말 없습니다
일년
삼백육십다섯날
고사리 도라지 콩나물 흰쌀밥
진절머리나실 것입니다
잘 오셨습니다
별식이라고는 설날 떡국 동짓날 팥죽
오늘 많이 드십시오
팥죽 공양 드시고 내년 팥죽 공양 드실 때까지
참된 삶을 영위하도록 우리들 지켜 보살펴 주소서
보살들이 정성이 깃든 팥죽 오후에 한 그릇 더 드십시오
부처님
우리 대한에 잘 오셨습니다.
<동짓날 팥죽공양 드리며>
무지랭이
이 한 몸
세상에 태어나 무엇 위해
지금껏 살았나
마음 열고서 생각도 했었네
밤낮을 찾아 헤맸건만
나는
나를 찾지 못한 무지랭이
넌
나를 아끼고 도왔기에
내 언제
갈지 몰라도 돌아갈 그때까지
나를 찾아
너에게 후회 없이 주련다.
<1990년 어느날>
글러 먹엇시요
김 : 김새는 소리로“학실이 갱재를 살리겠씁니다. 여러분”
영 : 영영 글러 먹엇시오 그러니 봇다리 싸서
삼 : 삼각산밑 청기와집 돌러 도...
웃을 님 찾아
웃자
웃어 보자
웃고 살자
그러나
막상 웃어 보려고 하니
웃을 거리가 없구나.
그러나
웃자
즐거워도 기뻐도
반가워도 괴로워도
웃고 살자
혼자서 웃자니 그것도 그렇고
지금
나는 더불어 웃을 님을 찾네..
삶
삶
너는 가시 돋은 장미 같구나
사방으로 허둥대며
어디를 그리 분주히 쏘다니나
삶
너는 너무도 짓궂구나
가난한 자 괴롭히고
연약한 자 병고를 주니
삶
너는 너무 헤집고 다니지 말라
기회주의자는 꽃을 따고
진실한 자 가시에 찔릴라
삶
제발 발목에 쇠사슬 채우지 말고
힘없는 자에게 꽃 따게 하고
교만한 자에게 가시 되어라
삶
너와 나는 영원한 동반자인 것을
'지안스님시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허하긴 허해. 만남이여 (0) | 2017.06.13 |
---|---|
세상사 뛰고걸어. 아랫목 화로. 잊었지만 (0) | 2017.06.13 |
웬일일까. 자식이 무었인지.허우적 (0) | 2017.06.13 |
어버이 떠날때. 나를 봤다 (0) | 2017.06.13 |
나로하여금. 못하나니 (0) | 2017.06.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