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안스님시모음

세상사 뛰고걸어. 아랫목 화로. 잊었지만

유프랭크지안 2017. 6. 13. 15:04

지안스님 시(5)

세상사 뛰고 걸어

도랑물아 개울물아

산골짝 흐르는 물아

너는

어디서 나서 어디로 가는지

처음과 끝이나 알고

쉬지도 않고 분주히 가고 있느냐

나는

세상사 뛰고 걸어

두루두루 넘나들어 봐도

! 나 나는

시작과 끝 못 찾아

산사로 근원 찾아

오늘도 길 위에서

길 찾아가는 길이라네

<92상원사 계곡 길에서>

아랫목 화로

동네 어귀 정자나무 그늘은

더위를 피하여 모여드는 품이고

아랫목 화로

마당 앞 모닥불

추위를 피하여 모여드는 품이어라

여름 가면

정자나무 그늘 고마움을 모르고

겨울 가면

화로 모닥불 고마움을 모르네

나는

이 몸뚱이에 마음 실어

모든 님에게

정자나무와 화로가 되어

짧은 인생 살림살이 멋들어지게

한번 해볼까 나

<88년 올림픽이 끝나고>

얼어붙은 마음

칠월 뜨거운 태양에도

얼어붙은 그대의 마음

한 겨울 바람 같고

새침한 그대의 얼굴

이내 마음 얼어붙네

생각하라

마음 더듬어 보라

잘생긴 외모와 얼굴

수정같이 맑은 마음

길 잃은 이내 마음

포근한 봄 아지랑이 같이

감싸고 이끌어

! 내 빛이여. 

잊었지만

이젠

그 님의 이름은 잊었지만

수정같이 맑은 눈동자

앵두같이 붉은 입술

가슴에 있고

이슬비 내리고

함박눈이 내릴 때

유리창 밖 깜박이는 가로등 그늘

밤을 잊지 못하지

사랑은 가고

과거 하찮은 찌꺼기만 남은 것

나뭇잎은 떨어지고

꽃잎도 시들어

님과 사랑이 사라졌다 해도

희미한 그림자

이 가슴속에 있어. 

천상 천하

우리님 오셨네

우리님 나셨네

아름다운 꽃동산 룸비니 동산

하늘에 꽃비 나리고

땅에는 연꽃 피어나

천상천하 유아독존

우리님 오셨네

우리님 나셨네

천지인 모두에 기쁨을 주시네

우리님 오셨네

우리님 나셨네

사월이라 초파일 룸비니 동산

오른손 하늘 향하고

왼손은 땅을 향하며

천상천하 유아독존

우리님 오셨네

우리님 나셨네

중생들 모두에 등불이 되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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