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안스님시모음

벗어봐야 알지

유프랭크지안 2017. 6. 13. 15:19

지안스님 시(10)

벗어 봐야 알지

보살 어서 와요

안녕하셨어요 스님

보살은 자기 신상 관계로 부처님 친견차

몇 차례 들렸기에 안면이 있다.

의자에 스스럼없이 앉아서

올 때 길가 가판대에서 파는 월간지 잡지책을 가지고 와서 보고 있다.

보살 차 한잔해야지

주시면 좋지요

그럼 커피로 할까 아니면 녹차로....”

전 커피는 마셨어요

그럼 그거가 좋겠군

녹차 한잔과 유자차 한잔을 타서 쟁반에

받쳐들고 의자에 왔다.

그녀는 잡지에서 무엇이 그렇게 재미있는 것이 있는지 찻잔은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차 한잔 드시게 새콤달콤한 첫사랑의 맛 유자차로 드시게나

그녀는

그제야 보든 페이지를 접어 두고 찻잔에

신경을 쓰면서 나를 빤히 민망스러울 정도로 쳐다보면서

스님 첫 사랑이 새콤달콤한 것을 아셔요

아다 마다 나의 첫 사랑은 말이야

그녀는 무슨 신기한 것을 찾은 양 숨소리도 죽이고 귀는 쫑끗 세우고

눈동자도 한 점 흐트럼 없이 주시하고 있었다.

그려 중1때 담임 선생님을 사랑했었지

에이 그건 사춘기에 누구나 한번쯤....”

무슨 말을 하려 다 말고 머뭇머뭇하고 있다 나는 그녀가 무엇을 궁금해하는지 알고 있었기에

궁금한 것 말해 봐 내 진솔하게 대답할게

그녀는 용기를 얻었는지

그럼 물어 봐도 돼요

그려

저 있잖아요 물어 보면 야단 치시려고요

그만 두겠어요

이 사람 내가 도로 더 답답해지네

저 그럼 말이지요 ...... 스님들이....”

그녀의 목소리는 점점 작아지면서 고개를 숙이고 두 손을 만지작거리면서

스님은 여자 생각이 나면 어떻게 해요

여자 생각이라 섹스 말인가?”

보통 이렇게들 물어 온다면 수행하는데 마가 되니 이것을 물리치기 위해서

어떻게 어떠한 고행을 했느니, 마음을 닦았느니, 이제는 도가 이루어

여자를 여자같이 보지 않는다 할 것이다.

이런 것을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다.

중이라고 못 할게 있나 가만히 숨겨 둔

애인이 있겠지 아니면 진짜 어떤지 어떻게 참는 것인가

궁금할 것이다.

그녀도 그 중 한 사람인 것이다.

이봐 머리 들고 나를 봐 정말 궁금한가

솔직히 대답할까

그러나 나도 솔직히 잘 몰라

그럼 우리 서로 궁금하니 확인해 볼까

그러니까 자네가 지금 내 앞에서 홀랑 벗어 봐 그러면 내가 자네를 탐하는지

탐하지 않는지 확실히 알게 아니 야 나도 여자 육체를 보고 욕정이 발동하는지

안 하는 지도 시험해 보게 어서 벗어 봐

“.........”

벗을 수 있어 벗을 수 없어

“.........”

벗을 용기가 없으면 스님들에 대한 궁금증 갖지 말아

네 죄송합니다.”

법당에 가서 108번 절하고 참회하게나

이후 그녀는 28일 기도문을 받아 집에서 열심히 하더니 다시 2850100

어느 날 갑자기 전화가 왔다.

스님 저 태백산 절에 와 있습니다.

1년 기도하려고요

나는 생각한다.

중생제도 바로 한 것인지 잘못한 것인지

오늘도 그는 용맹정진 할 것이고

나는 원만 회향하기를 기원하는 바이다.

<91년 여름 용마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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