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안스님 시(13)
구십살 반 나이
헛되이 살아온
구십살의 반을 살아온
부끄러운 내 나이를
새삼 돌이켜 세어 본 들
무슨 소용이 있으련만
이 밤에 정녕 잠들 수 없어
창밖 하늘의 별들을 세고 있네
아 !
잘하고 잘 된 것이라곤
하나도 없으니
뜻만 세우다 낭비한 젊음도
떠벌리다 지쳐 버린 의욕도
헛되이 일어난 물거품 되나 보다
헛되이 살아온
구십살의 반 나이.
<90년8월>
엿 같은 사랑
사랑을 해 보셨나요
엿 같은 사랑을
붙으면 떨어질 줄 모르고
힘겹게 떼어놓으면 상처가 남는
그런
사랑을 해 보셨나요
사랑을 해 보셨나요
모래 같이 뭉치기 힘든 사랑을
어렵게 쌓은 모래성 맥없이 무너져
허전하고 허무한
그런
사랑을 해 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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