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안스님시모음

엿같은 사랑. 구십세의 반나이

유프랭크지안 2017. 6. 15. 15:40

지안스님 시(13)

구십살 반 나이

헛되이 살아온

구십살의 반을 살아온

부끄러운 내 나이를

새삼 돌이켜 세어 본 들

무슨 소용이 있으련만

이 밤에 정녕 잠들 수 없어

창밖 하늘의 별들을 세고 있네

!

잘하고 잘 된 것이라곤

하나도 없으니

뜻만 세우다 낭비한 젊음도

떠벌리다 지쳐 버린 의욕도

헛되이 일어난 물거품 되나 보다

헛되이 살아온

구십살의 반 나이.

<908>

엿 같은 사랑

사랑을 해 보셨나요

엿 같은 사랑을

붙으면 떨어질 줄 모르고

힘겹게 떼어놓으면 상처가 남는

그런

사랑을 해 보셨나요

사랑을 해 보셨나요

모래 같이 뭉치기 힘든 사랑을

어렵게 쌓은 모래성 맥없이 무너져

허전하고 허무한

그런

사랑을 해 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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