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목욕 沐浴
어머니 젖꼭지를 물고 살던 장생이 밥을 먹으면 젖꼭지를 떠난다.
제 손으로 밥을 먹고 제멋대로 자라난다.
후견인의 손을 떠나서 인생이란 넓고 큰 광야와 바다로 처음으로 한 걸음을 내딛는 것이다.
그는 세상에 대해선 전혀 백지다. 그는 보고 듣는 것이 모두 새롭듯이 어느 것이 옳고 그르며 참이고 거짓인지를 전혀 분간할 수 없이 덮어놓고 사실대로 받아들이고 모방하려든다.
가령 그림을 그린다고 하면 그는 그림에 대해서 전혀 백지 상태에서 그림을 시작하는 것이다.
토끼가 나타나면 토끼를 그리고 싶고 사슴이 나타나면 사슴을 그리고 싶듯이 무엇이든지 나타나는 대로 모두 그리고 싶어 할 뿐 아니라 사실 닥치는 대로 그린다. 이것도 그리고 저것도 그리다보니 화폭은 엉망진창이다.
어느 한 가지도 시작만 있을 뿐 완성이라곤 없다.
문자 그대로 유시무종(有始無終)이다.
그와 같이 목욕의 별을 월지나 일지에 타고난 사람은 닥치는 대로 덤비고 뛰어드는 천방지축의 버릇이 있다.
눈에 띄고 귀에 들리는 것은 무엇이든 부딪치고 잡으려 한다. 남이 하는 것은 덮어놓고 나도 하려든다.
처음 시작은 거창하고 정열적이다. 하지만 새로운 것이 나타나면 금세 집어던지고 새것을 붙든다.
사랑을 해도 한사람과 일관할 수는 없다. 보다 아름답고 좋은 사람이 나타나면 미련 없이 훌쩍 떠나버린다.
직장도 어느 한 가지를 꾸준히 지켜 나갈 수가 없다.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해보고 싶은지라 기회만 있으면 미련 없이 떠나고 바꾼다.
공부를 하고 취미를 갖는 것도 다를 바 없다.
남이 하는 것이 부럽거나 좋아 보이면 서슴없이 뛰어든다.
기타를 배우다간 어느새 가야금으로 바꾸고 바이올린을 켜다간 금세 피아노로 돌린다.
그는 무엇이고 못하는 것이 없다. 하지만 어느 것 하나 완성된 것은 없다.
다 잘 한다지만 이루어진 것은 한 가지도 없다.
그는 욕심이나 목적이 있어서가 아니라 단지 멋으로 하는 것이다.
멋있는 인생과 유행을 따라서 천리만리 멋있게 떠돌고 싶은 것이 목욕이다.
이제 어머니의 품에서 떠난 갓난아기는 철이 없듯이 부끄러움을 모른다.
알몸을 그대로 내놓은 벌거숭이는 아무데나 싸다닌다.
홀딱 벗은 알몸은 목욕탕에서만 볼 수 있는 벌거숭이와 똑같다. 그래서 아직도 젖 냄새가 물씬 풍기는 철부지 시절을 목욕이라고 한다.
그 목욕이란 목욕탕의 목욕과는 너무나도 판이한 철부지의 벌거숭이 인생을 상징한다.
만인 앞에 치부를 태연히 내놓고 다니는 수치도 염치도 모르는 단지 멋만 먹고사는 낭만의 젖비린내 나는 풋내기 인생이야말로 가장 멋있는 인생인 반면에 가장 위험천만하고 파란만장한 시행착오와 상처투성이의 다감 다정한 인생이라 하겠다.
그래서 사주에서는 목욕을 멋쟁이 도화살이라 해서 색난을 암시하는 동시에 풍류와 향락에 빠지고 천방지축 경거망동하다가 백번 천번 실패만 하는 상처투성이의 패살이라 해서 운명의 기복과 파란이 무상함을 암시한다.
1) [성격]
교양 여하에 따라서 양호하겠지만 목적에 대해 불안정하고 주의력이 산만하고 지속력이 모자라서 교양을 갖추기에 보통 이상의 노력이 필요하다.
자신의 결점을 알지 못해 감정이 내키는 대로 행한다면 성공과 실패가 반복되어 외롭게 불우한 인생이 될 수 있다.
심신이 불안한 만큼 일정한 곳에 정착하기 어려워 한가지 일도 끝내기 힘들며 주거를 전전하고 직업이나 업종을 자주 바꾸는 것이 특징이다.
가무예능적(歌舞藝能的)인 것을 즐겨 예능 방면에 뛰어들어 고생을 사서하는 꼴이 되어 가족들에게 걱정과 피해를 끼치며 혹 뒤늦게 빛을 보는 사람도 있으나 대다수 무명으로 묻히는 사람이 많다.
목욕은 성적으로 조숙하거나 이성간 색정과실이 쉬우며 남녀를 불문하고 결혼 후에 외도로 어려움을 당하기 쉽다.
2) [자리]
년주 목욕 : 일찍 고향을 떠나 여러 곳을 옮겨 다닌다.
월주 목욕 : 부모형제 계부계모 배다른 형제, 성 다른 형제
일주 목욕 : 부모덕 박약 조업파기 조실부모, 부부인연 없음
시주 목욕 : 말년이 어려우며 자식이 속을 썩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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